이번에 독일로 들어올 때는 카타르 항공을 탔다. 두 번째 탑승으로 지난 비행이 괜찮았다는 생각에 탔는데.. 이번에 진짜 너무 힘들었다.
왜냐하면,
1. 체크인이 정말 느리다. 10년 동안 여기저기 많은 곳을 다녔지만, 꽤 오래 기다렸다. 자정 비행이라 다행히 보안 검색이 금방 끝나서 무사히 탑승했다. 안 그랬음 진짜 라스트 콜에 탔을 듯.. 지상직 직원들도 불친절한 편.
2. 카타르는 중동국가로 아프리카와 인접해 아프리카로 환승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의 냄새는 내 정신을 혼미케 하지.. 한두 시간 같이 있는 게 아니라 10시간 같이 있어야 해서 고역이었다. 땀이 날 날씨도 아닌데도 남자여서 그런가 더 하기도 했고 비행 내내 나한테 말 걸어서 너무 힘들었다(자정 비행기라 얼른 자고 싶었는데 진짜 하..).
3. 기내식은 내가 그닥 관심이 없는 데다 대충 배 채우는 느낌으로만 먹어서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기내식 서빙을 할 때의 비행서비스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아시아나는 식사할 때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좌석을 당겨달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그런데 카타르는 그런 게 없어서 진짜 비좁은 공간에서 밥을 먹어야 했다. 통로 쪽이면 직접 이야기라도 해볼 텐데 이미 식사는 받았고 자리가 좁아서 움직이질 못하는 상황에서 앞자리 승객에게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4. 제일 큰 불편함 : 비행시간이 너무 길다. 똑같은 16시간이라도 환승공항에서 대기시간이 긴 비행이 차라리 낫다. 즉, 유럽 항공을 이용하면 우선 첫 비행기에서 유럽 직행으로 대략 10시간을 타고, 그 후에 (길어봤자) 2-3시간 정도의 짧은 비행만 남지만, 카타르는 도하까지 10시간을 탄 후에, 다시 유럽으로 들어가기 위해 6시간이나 또또또!!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게 정말 힘들다. 대기 시간이 길면 면세점을 구경해도 되고 카페에서 쉬어도 되고 몸이라도 자유롭지만, 비행기 좌석에 장시간 갇혀있는 건 신체 건강에도 그다지 좋지 않다.
5. 카타르 물가가 비싸다.. 두 번째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소고기 라면과 환타 오렌지를 하나 주문했는데 무려 3만원.. 국수 하나가 비싸 봐야 뭐 1-2만 원 정도 하겠거니 했으나 ^^...
6. 카타르 날씨가 너무 더워서, 대기하는 동안 (과장 좀 보태서) 찜쪄지는 줄 알았다. 비행 때는 기내가 춥기 때문에 옷을 좀 두껍게 입고 가는 편인 데다가 이번에는 늦가을 날씨였기 때문에 코트까지 입고 갔는데, 도하의 날씨는 최고기온 34도... 대기하는 동안 코트를 벗고 다녔지만 여행 중에 짐이 많은 건 여러모로 귀찮다. 특히 나같이 물건 잘 잃어버리는 사람은 기다리는 동안 계속 신경 써야 해서 스트레스만 더 받게 된다.
7. 수하물 규정이 불리하다. 다른 곳은 보통 23kg 수하물을 2개까지 허용해주지만 카타르는 32kg 하나만 가능하다. 여행이면 모를까 유럽에 거주를 위해 가는 사람들에겐 손해다. 게다가 추가요금 규정도 다른 항공은 수하물 개수로 하는 반면, 카타르는 1kg에 따라 책정을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리하다. 결과적으로 다른 항공의 요금이 10-20만 원 정도 더 비싸다고 하더라도 짐이 많은 경우에는 다른 항공을 이용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난 비행에서 괜찮았던 건 순전히 코로나로 인해 승객 수가 적어서 탑승 시간 동안 편하게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만석인 경우가 많아서 당시의 편리함은 누릴 수가 없다. 내 인생에서 카타르 항공을 이용할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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