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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와 독일/독일 생활🇩🇪

인도남자에겐 여지를 주지 마라

by dobbie und berlin 20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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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특정 집단을 일반화하여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그 집단 내에서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사고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기에 어쩔 수 없이 제목에서 '인도 남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

 

 

현재 지내는 숙소에는 인도 남자 룸메이트가 있다. 집 구조상 오며 가며 보게 되고 가사분담도 나눠 하기에, 마주치면 서로 인사하고 별문제 없이 지냈다. 그러다 하루는 주방에서 카레를 사골곰탕 끓이듯이 한 바가지 해 먹길래 '오 맛있어 보이네~ 나도 한 입 먹어봐도 돼?'라고 했다(전부터 룸메들끼리 밥 많이 하면 나눠줬음). 그래서 작은 그릇에 좀 나눠주길래 고맙다고 하고 얻어먹었다. 같이 먹다가 그냥 인도 여행 다녀왔던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갑자기 자기가 추천해주고 싶은 인도 레스토랑이 있다며 오늘 밤에 같이 가자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속으로 아차 싶긴 했지만 그냥 어딘지 알려달라고만 하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그런데 자꾸 가자면서, 그 가게가 오늘부로 영업을 접는다는 것이다ㅎ; 게다가 그거 먹고 영화도 보자는 조르는데, 그 영화관도 오늘까지 영업하고 문 닫는다며...;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오늘 일을 해야 해서 안된다' 하니 일을 나중에 하라는 것이다;; 왜 내 일을 지가 멋대로..? 아무튼 한국에다 전달해줘야 하는 일이고 시차에 맞춰서 보내줘야 하는 거라 안된다며 거절을 했다. 그리하여 결국 절충안으로 인도음식을 배달해서 먹기로.. 하..

 

그 후에도 마주쳐서 인사를 하려는데 갑자기 다가오길래 미국식 주먹인사를 하나 싶어서 주먹을 내밀었는데, 얘는 나랑 포옹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아무튼 주먹으로 내가 방어해버린 상황이라 엉겁결에 악수로 귀결되긴 했지만 속으로는 얘 왜 이러나 싶었다. 어젠 또 마주치니 손키스를 날리질 않나.. 

 

돌이켜보면 이 일이 있기 전에는 자기가 유튜브를 한다며 이것저것 나한테 질문하곤 했는데, 어쩐지 그것도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물었던 건 아닌 것 같다.

 


 

나중에 인도에서 회사를 다녔던 친구에게 들은 말로는 '아마 너 영화까지 봤으면 자기 혼자 손자까지 상상하면서 '외국인과 연애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물어봤을 걸'이라고 했다. 다른 지인 역시 이미 속으로는 결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란 이야기를 해줬다. 맙소사.. 

 

여권이 낮고 보수적인 국가에서 지낸 남성들은 대체로 여자를 소유물로 인식하고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과신을 하는 것 같다. 남자가 적극적으로 들이대면 여자가 그 마음을 받아줄 거란 전제로 한 행동들이 불편하다. 그래서 공용화장실을 쓸 때 소변을 보고 나서 변기 뚜껑을 내리지 않는 거나(독일 남자들은 앉아서 소변을 본다) 자기 속옷 빨래를 화장실에 널어두는 행동에도 서스럼이 없다. 방에서 냄새도 많이 나는데 자꾸 열어두고 하.. 이렇게 한 집에서 지내기 전까지는 인도 남자들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이번에 이런 일이 생기고 나선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는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아야겠다고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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