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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와 독일/독일 생활🇩🇪

오픈릴레이션쉽(다자연애,폴리아모리)에 관한 오해

by dobbie und berlin 202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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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엔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다 보니 개인의 일에 타인이 간섭하거나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짙다. 베를린은 특히 더 그렇고. 그래서 다자 연애, open relationship인 사람들도 많다. 데이팅 어플에도 in einer offenen Beziehung/ in open relationship이라고 프로필에 써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보수적인 한국인의 시각에선 아니 이런 관계가 성립이 될 수 있어? 싶은 생각이 들겠지만, 썸 문화도 없고 연인이 되는 데에까지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도 걸리고, 그 기간 동안에 이 사람 저 사람 자유롭게 만나보는 이곳에선 불가능할 것도 아니다 싶다. 그러나 단순히 여러 명을 동시에 만난다는 게 꼭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깊은 관계를 맺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그에 대한 책임도 더해진다. 예를 들어서 여름 휴가를 같이 가자는 제안을 2명의 연인이 똑같이 했다면 여름휴가를 2번을 가야 하는 식. 돈도 더 들고 시간도 더 써야 한다. 물론 뭐 자기가 가고 싶은 상대랑만 갈 수도 있겠지만 관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 하는 것이기에 여러모로 평소에 에너지 소비도 크다. 

 

아마 한국에서만 살았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삶의 방식인데, 주변에도 이런 친구가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남의 인생이고 자신의 연애 방식을 상대방에게 말하기 때문에(만약 다자 연애를 연애 시작 전에 숨긴다면 그건 진정한 다자 연애가 아니다) 바람보다 훨씬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친구 사이에선 그다지 문제 될만한 가치관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무덤덤해졌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다. 도덕적인 이유보다도 일단 연애에 일정 부분 이상 시간과 돈을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고, 사소한 것들을 잘 잊는 편이라 상대방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만 주는 일이 많을 것 같다. 다만 상대방이 오픈 릴레이션십인 건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2-3명과 데이트를 해본 경험으로 짐작해본다면(이것도 결국 정신 사나워서 정리해버렸지만), 오히려 상대방이 나한테 너무 종속된 느낌이 아니어서 내 일상을 잘 지킬 수 있는 좋은 관계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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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연애에서는 그 관계를 위한 룰을 만들어 놓는 경우가 많고, 그 룰이 각각의 커플마다 다르다고 한다. 내가 들었던 룰 중에 하나는 외박 금지(잠은 꼭 둘이 동거하는 그 집에서 자야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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