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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하루쓰기🍁

나르시시스트는 그 가족에 의해 만들어진다. <아메리칸 머더 : 레이시 피터슨 살인사건>

by dobbie und berlin 202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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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일 넷플릭스에서 순위권에 든다고 해서 본 다큐멘터리 3부작, '아메리카 머더 : 레이시 피터슨 살인사건' 

 

나르시시스트 유부남이 다른 여자에게 미혼이라고 속이고 만나던 도중에, 부인의 존재를 들킬까 봐 '부인이 실종되었다'라고 거짓말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 중인 부인과 뱃속의 아이를 죽이고 강에다 유기했다. 

 

자기가 죽여놓고서는 장인 장모에게 실종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부인을 찾는 데에 소극적이었다. 남편이라는 사람의 태연함을 경찰은 이상하게 여겼으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 체포하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아내와 아이의 시신이 강가로 떠오르면서 실종 사건은 살인 사건이 되었고, 마침내 남편을 재판에 넘길 수 있었다.

 

이 다큐를 보면서 정말 짜증이 났던 건, 이 살인자의 가족이었다. 물론 자기 아들이, 자기 동생이 그랬다니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지나치게 변호하는 말을 이미 형이 확정이 된 지금까지 한다는 게 참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그의 부모는 재판이 있었던 당시에 LA의 최고 변호사를 선임해 결백을 주장했다는 것 역시 그 가족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르시시스트는 자발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들의 웅대한 자기상은 그들의 부모가 그의 마음에 심어둔 씨앗이다. 그게 자라고 자라서 살인까지 저지르게 만든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들은 매우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을 만나기까지 '정말 저런 사람이 실존할까?'와 같은 의문이 들 수 있으나, 정말 그런 사람은 존재한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도 '나르시시스트의 유전자가 따로 있는 걸까? 그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렇게까지 비슷하지?'란 생각을 했다. 그러니 혹여 만나는 사람이 나르시시스트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얼른 손절하도록.

 


 

내가 만났던 나르시시스트도 딱 저랬다. 그의 가족이 정말 이상했다. 분명히 메일을 받았을 그의 아빠는 나에게 그 어떤 답장도 하지 않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SNS에 자기 일상을 자랑하기 바쁜 그의 엄마는 내 연락에 바로 잠수를 타고 자기 사진을 내리기 바빴다. 그의 동생도 마찬가지. 나르시시스트는 그의 가족에 의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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