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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밤편지🌰

E에게

by dobbie und berlin 2021.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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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얼굴이야"

 

뉴욕의 펍에서 처음 널 봤을 때 했던 말이었는데, 기억나니? 넌 네가 어떨지 몰라도 그냥 내 눈에 너는 참 예쁜 사람이다. 차츰 친해지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시원시원하면서도 형제가 많은 집의 장녀라 나보다 동생인데도 어른스럽고, 뉴욕 떠나던 날 마지막까지 날 챙겨주는 모습에 정이 많이 들었지. 그때의 뉴욕 여행은 사실 예정에 없던 거였는데, 너도 그렇고 다른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으니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여행이 되었어.

 

다른 사람에겐 어떻게 대하는지는 몰라도 내 앞에서는 짜증이든 기쁨이든 여과없이 표현해주어서, 나는 그 솔직함이 더 편해서 참 좋다. 동생이라 그런가 난 네가 짜증내면 그냥 웃겨ㅎㅎ 또 마냥 가벼운 것은 아니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불쑥 튀어나오는 깊은 면모에 감탄하기도 하고 많이 배우기도 한다. 사회생활에선 나보다 한참 고참이라 언제나 똑부러진 조언을 해주는데, 그 조언을 해줄 수 있을 때까지 겪었을 너의 지난날을 혼자 그려보면 괜히 마음이 쓰이기도 한다. 그래도 밝은 너는 정말 멋있는 사람. 또 겉보기엔 강한 것 같지만서도 경상도 지분이 60%인 우리 모임에선 자기도 모르게 사투리가 스며드는, 사람을 많이 아껴주는 사람. 동물을 싫어하면서도 우리집 고양이는 잘 참아주는 배려심 깊은 사람. 항상 고마워. 독일 생활은 좋지만 그래도 가끔은 술먹고 싶을 때 너나 다른 친구들을 편하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면 쓸쓸하기도 하다. 그치만 한국 가면 또 볼 수 있다 생각하니 기쁘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항상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한국가면 닭발 뜯어야 하니까 :)

사랑해 ㅋ..ㅋ

 


04.19

어머니 생신에 루이비통 선물하는 멋진 여자.. 크.. 존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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