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립 대학교 유학에 대하여

 

최근에 독일인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사립 대학교는 어떻냐고 물어봤는데, 독일인들은 누가 사립대학교에 간다고 하면 공부를 못 해서 돈을 주고 학위를 딴다고 생각한다며, 자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독일 국립 대학교는 몇몇의 특정 인기학과를 제외하고는 입학시험을 쳐서 통과만 하면 무료로 학사 과정을 밟을 수 있다. 그럼에도 비싼 돈을 들여서 사립대학교로 진학한다는 건 그 낮은 입학의 허들도 넘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국립대로 진학을 하지만, 간혹 가다가 사립대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유학원이 추천해서 종종 가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실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면 국립대로 진학하는 것이 낫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러하듯 독일 역시 인맥 기반의 사회이고-유치원 친구가 평생 간다-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독일인들과 접촉할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이 좋고, 유학생이라면 대학이라는 장소가 최적일 것이다. 그러나 사립 대학은 영어로 진행되는 코스가 많고 외국인 학생 비중이 높다. 즉, 학위는 얻고 일을 구할 때에는 또 발품을 계속 팔아야 하는 수고를 더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학위만 받고 리턴하겠다면 더더욱이 독일 사립대학을 갈 이유가 없다. 대부분의 국립대학은 도시명으로 불려 한국인들에게 인지도가 있지만, 사립 대학의 이름은 매우 생소하다. 그래서 정말 학교 이름만 보면 그냥 돈 주고 학위를 사 온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차라리 비싼 돈을 들여서 유학길에 오를 거라면 장학금 제도를 잘 찾아서 미국의 중소도시 대학으로 가는 게 여러모로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