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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외국어로써의 한국어도 독일어만큼 만만치는 않다.
예를 들어 "이거 써"라는 문장이 있다고 하자.
여기서 '써'는 무엇을 의미할까?
1. '글을 쓰다'의 '써'
2. '맛이 쓰다'의 '써'
3. '사용하다'의 '써'
한 문장만으로는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이 말이 나오게 된 맥락과 화자의 톤과 표정에서 확실한 의미를 알 수 있다(이런 이유로 전화 영어가 더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독일어를(다른 외국어도 마찬가지로) 공부할 때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는 대신, 맥락과 톤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뜻을 유추하여 새로운 단어를 습득할 수 있고(일화 기억), 그 단어 정보가 사라지기 전에 사전으로 의미를 정확하게 다시 정리하면(의미 기억) 다음에 같은 단어에 노출되었을 때 전보다 빠른 속도로 회상(Recall)-반복횟수와 빈도에 따라 회상 속도는 더 빨라진다-할 수 있다. 독일어가 어렵다고 느껴질 땐, 한국어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곱씹어보며 할 수 있다고 다시 마음을 다져 보자(고 스스로를 토닥여 본다). ㅎㅎ
오늘 아침에 지인에게 주기로 한 캐틀벨을 들고 지하철을 타다가 너무 무거워서 'Just take this, I don't use this anymore.'라고 쪽지를 붙여놓고 길에다 버리고 싶었다. 그러다가 저 문장을 독일어로 생각해봤다가 한국어로도 생각해보다가, 한국어 학습자에겐 한국어가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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